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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교육과 한문교육

 

 

해방 이후 대한민국에서의 한자·한문교육의 위상은 날로 떨어져 가고 있다. 한자의 필요성을 충분히 느끼게 되어 한자교육은 사교육에서 그 시장이 확대되어 왔지만 정작 선택과목인 한문과목을 학생들은 더 이상 배우려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2015년 개정 교육과정은 한문과 내용체계를 한문의 이해와 한문의 활용으로 나누고 있으며 한자와 어휘, 한문의 독해, 한자 어휘와 언어생활, 한문과 인성, 한문과 문화로 구성하여 최대한 유기적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였습니다. 따라서 한문 교육용 기초 한자 1,800자에 실생활과 전혀 관계가 없는 한자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한문교과의 기초과정으로서 한자교육을 규정하며 통합하여야하고 한자교육과 한문교육이 분리되면 한자교육이 국어교과로 편입되어 한문이 더욱 보조적 입지에 놓일 가능성이 있으면 한문교육의 본질을 잃어버릴 수 있습니다.

 

 

일제 강점기, 한문교육은 일본어교육(당시의 국어교육)의 일부로서 시행되어졌었습니다. 그 결과 해방 이후 한문교육은 일제에 대한 반감에 의해 저항을 받아왔습니다. 1945년 미군정청은 한글전용 교과서를 만들었고 이때부터 한글전용은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한글전용법이 만들어졌고 2005년 국어기본법을 거쳐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글전용자들이 그렇게 얘기하는 세종대왕은 한자어는 한자로, 토박이말은 훈민정음으로 적는다고 국한자혼용의 원칙을 세웠습니다. 한자도 한국어 문자입니다. 게다가 한자어는 한자로 적어야 그 의미를 분명히 알 수 있습니다. 인문학적 소양과 관련하여 문학적으로도 한자교육은 충분히 필요합니다.

 

 

원활한 언어생활과 다른 교과에서 사용하는 학습 용어를 바르게 이해하기 위해서 한자교육은 필요합니다. 한문은 한자문화권에서 공통적으로 사용되던 국제적 표기 수단의 하나였고, 우리 조상들 역시 수천 년 동안 한자와 한문을 사용하여 사상과 감정을 표현해 왔으므로 우리 조상들의 지혜와 사상을 알아보기 위해서는 한문으로 기록된 각종 전적들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독해력을 길러야 합니다. 한문 기록 속에는 우리의 정신문화가 대부분 축적되어 있어 현재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여러 가지 가치관의 문제 등을 치유할 수 있는 자료가 많으므로 건전한 가치관과 바람직한 인성을 함양하기 위해서 한문 학습이 필요, 그렇기 때문에 한문교육도 필요합니다. 한자문화권에 속하는 국가들과 일정 부분 공유하는 정신문화를 지니고 있다. 그러므로 한자문화권 내에서의 상호 이해와 교류를 증진시키기 위해서도 한문 학습을 강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문교육이 한자교육과 연계되며 유기적으로 통합되어야 미래 사회에서 자기 삶의 주체로서 자아를 실현하고 창의적인 삶을 영위하는 데 요구되는 의사소통 능력, 정보처리 능력, 창의적 사고 능력, 인성 역량, 심미적 감성을 기를 수 있습니다.

 

 

한자한문교육은 학습자 스스로가 흥미를 가지고 학습할 수 있는 교육 환경 조성이 우선될 수 있도록 교육을 계획하고 서로 연계된 학습서나 교과용 도서를 개발하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실학이란 말은 본래 허학(虛學)에 상반되는 보통명사다. ‘허학’이 따로 있을 수 없듯 ‘실학’또한 고정된 내용이 있을 수 없다. 하지만 성리학에 반대되는 개념이라는 인식 혹은 서구중심적인 근대화의 개념으로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실학을 근대태동기의 역사적인 배경을 중심으로 한 근대화를 위한 도구적 장치로만 인식했다. 지나치게 근대적 관점에서 결과론적으로 실학을 평가한 것이다. 초반의 실학 연구는 근대태동기가 곧 실학의 시기라고 규정짓기 위해 아무런 성찰 없이 한문학 작품을 사용했다. 합리적 이성주의를 가지며 국가를 형성하며 운영해가는 시대인 근대는 시민사회 성립에 의한 사회적 자유가 특징입니다. 서구 역사의 틀에 맞추어 한국 역사의 자생력을 설명하기 위한 것이었다. 한국사에서는 대체로 개회기부터 일제강점기까지를 근대로 간주합니다.

 

 

아무튼 실학자로 대표되는 연암 박지원의 작품을 보며 근대화 요소를 찾으려고 하였다. 그 근대화 요소들은 전통적인 통치 체계인 신분제 등 사회 구조의 모순에 대한 논의들로 양반전, 호질, 허생전 등에서 보입니다. 이전의 연구들은 실학자들의 문학 작품이 위와 같은 근대 사회적 사유의식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 근대성을 시대적 맥락과 결부하였다. 연암의 진보적 의식에서 만민은 평등하고 인간적 가치는 존엄하다는 근대화의 싹을 보게 되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역사인식을 거두어 내고 보면 이러한 연암의 사유는 實의 의미에 집중하여 더 나은 사회를 꿈꿨던 학자의 사상이 담긴 것으로 문학이란 틀을 빌린 것이다. 또 선비의 설 자리는 과연 어디이며, 선비가 할 역할은 진정 무엇인지 유교문화에 대한 총체적 반성이 담겨있다.

 

 

실학은 1960∼1970년대를 통해 탈식민성을 극복하기 위한 내재적 발전론의 시각으로 재조명받았다. 내재적 발전론은 식민지시기 부분적 근대화가 이루어졌다는 식민사관의 극복을 위한 민족주의, 서구 편향의 근대화론의 비판의식 등을 내부에 작동시킴으로써 실학은 민족의 주요한 정신적 자산으로, 학술의 중요한 성취로 각광을 받았던 것이다. 실학을 반주자학 내지는 탈 성리학의 성격을 가진 조선조 중후기에 등장한 철학사조로서 실용적이고 개혁적인 양상을 보였으며, 나아가 민족적 각성과 근대적 지향을 드러내는 특징을 가진다. 하지만 이렇게 역사적 배경에만 집중하여 실학을 바라보기 보다는 우리가 이 시대를 살아가면서 삶에 대해 고민하며 사는 것처럼 연암 박지원과 같은 인물도 그 시대를 살아간 한 사람으로서 자신에 대한 고민, 다른 사람들에 대한 걱정이 학문 속에 담겨 있음을 알고 이를 문학 작품과 연결하여 읽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통해 문학 작품을 역사적 배경 속의 시대적 상황으로만 국한하여 감상하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감상할 줄 알아야 한다. 또한 우리가 실학자 박지원, 실학자 정약용으로만 명명하여 실학자로서의 박지원과 정약용으로만 알고 있는 것에 대해 의문을 가지며 이들의 실학자적인 면모이외의 감성적이며 문학가적인 면모를 알고 한문학 작품을 이해하고 감상하며 폭넓은 시선을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 다만, 조선 후기에 권력의 중심에 있던 양반들이 주로 관심 갖지 않았던 현실 개혁 사상에 실학이 성리학보다 훨씬 더 관심 있었던 것은 사실이며 성리학을 보완하려고 했던 것은 맞다.

블로그 사진 출처는 중학교 한문 교과서 표지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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